외식업계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으로 꼽힌다. 다만 생존 갈림길에 놓인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따라 배달서비스 수요는 급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더욱 늘어날 배달 수요를 충족할 방법을 고심하는 외식업계는 그 해답으로 '공유주방'에 주목하고 있다.
공유주방이란 하나의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사용하는 형태를 말한다. 기본적인 조리 도구가 갖춰져 있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공유주방은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어 외식 사업자가 보다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유주방 밀어주는 정부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5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이달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조3천20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77.5%(5천767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음·식료품 거래액(1조4천759억원)도 33.1%(3천673억원) 늘었다. 통계청은 배달음식과 간편조리식 등의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배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도 관련 규제를 풀며 외식업계의 공유주방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일 규제 센드박스 승인과제에 대한 주요 제도개선 계획을 발표하며 15개 과제에 '공유창업'을 포함시켰다. 현재 식품 판매업자는 한 주방에 하나의 사업자만 영업신고가 가능한데 앞으로는 여러 사업자의 영업신고가 가능하도록 바꾼다는 얘기다.
과기정통부는 실증진행 결과를 검토한 뒤 공유주방과 관련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내년까지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법령을 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유주방 제도화 안건은 지난 5월 정부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논의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일부 공유주방을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해 관련 규제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 휴게소 15곳과 위쿡, 먼슬리키친 등의 업체가 공유주방 영업을 이어왔다.
◆공유주방 적극 도입하는 외식업계
외식업계도 코로나19로 감소한 매출을 회복하고 O2O(온·오프라인 연계) 소비자를 확보하려 공유주방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빕스(VIPS)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기존 매장만으로는 늘어난 배달 수요를 소화하기 힘들다고 보고 기존 공유주방업체 장소에 입점해 주문만을 전담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전문업체 팔도는 최근 마케팅 전문기업 제스트앤과 함께 공유주방을 활용한 음식배달 서비스 '팔도밥상'을 오픈했다. 공유주방업체 '고스트키친 강남점'에 입점한 팔도는 이곳에서 '팔도 시그니처 메밀비빔면'과 '팔도 시그니처 산채비빔밥' 등의 음식을 요리해 배달한다는 계획이다. 팔도는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팔도밥상 메뉴를 확대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이엔에프(ENF)도 공유주방을 활용한 샵인샵 형태의 배달 전문 스테이크 브랜드 '딜스테이크'를 론칭했다. 지난해 26개 매장을 신규 오픈한 딜스테이크는 공유주방을 이용해 시설과 인력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으로 많은 창업 희망자에게 주목받고 있다.
공유주방 입점 수요가 늘면서 공유주방 브랜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최초 공유주방 위쿡이 위쿡 딜리버리를 론칭하며 비즈니스를 확대했고, 지난해 신규 오픈한 모두의주방은 1년 사이에 매장 수를 55개까지 늘렸다.
이외에도 나누다키친, 개러지키친, 키친24 등 다양한 공유주방 브랜드가 가세하며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배달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고 자연스레 공유주방에 주목하는 이들도 많아졌다"며 "공유주방 브랜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사업자는 충분한 비교·분석 과정을 거쳐 브랜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역 대학도 공유주방 지원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대학도 공유주방 지원사업에 나섰다.
계명문화대는 오는 30일까지 '공유주방을 활용한 배달 전문 창업 인큐베이팅 사업' 교육생 20명을 모집한다. 해당 사업은 대구 달서구가 주최하고 계명문화대 산학협력단이 주관하며 사업 기간은 9월부터 12월까지다. 교육비는 무료다.
선발 기준은 만 50세 이하 달서구 거주자로 청년층, 중장년층, 퇴직자를 우선 선발한다. 계명문화대는 또 창업 아이템과 확고한 창업 의지가 있으며 수료 뒤 달서구 내에 사업장을 설치할 수 있는 자를 우대한다고 설명했다.
교육생은 배달 창업과 관련된 실습·이론 교육 및 현장체험 등을 통해 창업 역량을 강화하고 외식창업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 체계적인 보육 단계를 거친다. 계명문화대는 교육 수료 이후 3팀을 선정해 'KMCU 키움식당'을 공유주방 형태로 활용하며 3개월간 창업을 진행한다.
선정된 3팀에게는 창업 지원금 100만원의 특전이 주어진다. 문의는 계명문화대 산학협력단(053-589-7854)로 하면 된다.
July 23, 2020 at 12:2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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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에 주목하라'…포스트 코로나 시대 외식업계 돌파구 될까 -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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