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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22, 2020

코로나 시대, 공유 주방이 뜬다 -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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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령 주방은 ‘클라우드 키친’(cloud kitchen) 또는 ‘다크 키친’(dark kitchen)이라고도 불리는데, 오로지 가정 배달용 음식을 만드는 시설이다.    출처= CheckI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만약 당신이 미국 도시에 살고 있다면 배고플 때 휴대폰으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식당을 찾아 음식을 주문할 수 있고, 곧 누군가가 당신 집 현관 앞까지 신선한 음식을 배달해 줄 것이다.

그러나 그 식사는 당신이 생각하는 식당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코로나 발생 이후 소비자들의 음식 주문이 크게 늘어났지만 가정으로 배달되는 음식이 고객이 주문하는 식당에서 요리되지 않고 실제로는 이른 바 ‘유령 주방'(ghost kitchen)에서 준비되고 있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령 주방은 ‘클라우드 키친’(cloud kitchen) 또는 ‘다크 키친’(dark kitchen)이라고도 불리는데, 오로지 가정 배달용 음식을 만드는 시설이다. 지나가는 손님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창고나 주차장 등 식당보다 저렴한 임대료의 장소에 있는 경우가 많다.

유령 주방 중에는 몇몇 식당들이 공동으로 임대하는 공유 주방이 있고,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위해 요리하기로 계약한 회사(음식배달 앱 운영 회사)가 임대하는 주방도 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키토피(Kitopi)라는 스타트업도 이 공간에서 활동한다. 이 회사는 자칭 중동 최대 관리형 클라우드 키친 기업으로, 미국과 영국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키토피는 피자 익스프레스(Pizza Express) 같은 국제적 체인을 포함해 중동 전역의 100여 개 식당을 대신해 음식을 준비한다. 1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며 1주일에 20만끼 이상의 식사를 만든다. 2018년 출범 이후 8000만 달러(9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프랜차이즈 방식의 운영

키토피의 공동 설립자 사만 다칸은 "식당들과 계약하면 14일 이내에 식당 이름으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브랜드와 계약하면 그들은 우리에게 조리법을 알려주고 교육시키지요. 그 이후로는 통신으로만 서로 연락을 취하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일종의 프랜차이즈 방식입니다.”

브랜드는 키토피와 제휴함으로써, 현지의 인프라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브랜드는 키토피 플랫폼에 가입비를 지불하고, 키토피는 수익의 일부를 받는 대가로 브랜드에게 로열티를 지불한다.

다칸은 키토피가 운영하는 각 도시에는 허브 주방이 있어 대부분의 브랜드의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음식의 최종 마무리는 주택가에 가까운 곳에 분포되어 있는 작은 부엌(위성 주방)들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허브 주방에서 케이크를 굽거나 샐러드 채소를 다듬어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위성 주방으로 보내지면 위성 주방에서 마무리 조리를 해서 가정으로 배달하는 식이다.

   
▲ 유령 주방 중에는 몇몇 식당들이 공동으로 임대하는 공유 주방이 있고,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위해 요리하기로 계약한 회사(음식배달 앱 운영 회사)가 임대하는 주방도 있다.    출처= POSist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유령주방 시장은 2030년까지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전세계에서 이런 유령 주방 사업자들이 급부상했다.

스타트업 투자 분석 플랫폼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의하면 우버의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창업한 클라우드키친(CloudKitchens)은 4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또 다른 미국 의 공유주방 회사 리프(Reef)도 수천 개의 주차장에서 이런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고, 인도의 리벨 푸드(Rebel Food)도 35개 도시에서 3000개가 넘는 식당들을 위해 클라우드 주방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최적화된 사업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시작되자 키토피의 주문이 급감했다. 회사는 시장이 언제 회복 될 지 불확실하고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도 보호해야 했기 때문에 미국과 영국 지역에서 직원을 해고하고 신규 사업 확장을 중단했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회사는 지난 5월, 기존의 주방 네트워크를 활용해 두바이 전역에 식료품(meal이 아니라 grocery)을 배달하는 온라인 식료품점 샵 키토피(Shop Kitopi)를 열었다.

그러나 다칸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이 궁극적으로 유령 주방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믿는다.

"배달 시장은 이미 성장 궤도에 올랐으며, 그 이후에 코로나 19가 발생했지만, 초기에 잠시 주춤한 후에 다시 상승하는 것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가능한 외식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가정 배달을 선택하고 있는 새로운 고객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외식산업 연구원 마이클 셰퍼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 음식 배달 서비스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했다고 말한다.

“코로나 유행 이전에는 당연히 식당으로 찾아오는 고객이 식당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코로나 이후 그들이 얼마나 돌아올 것인지는 불확실합니다. 앞으로 늘어나는 배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령 주방 같은 실험들이 더 많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제3자 배달이 대세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음식 배달 서비스 업체인 우버 이츠나 저스트 이츠 같은 회사들이 음식 배달 뿐 아니라 직접 공유 주방을 운영하는 데까지 범위를 확장한다면 키토피 같은 업체들에게 힘든 경쟁이 될 수도 있다.

"우버 이츠 같은 대형 배달 사업체들 중 누가 먼저 유령 주방을 직접 운영할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유령 주방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홍석윤 기자 syho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21  12: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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