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최대 주행 거리 평균 18.5%까지 줄어"
車 전문가들 "운전 습관이 배터리 성능 유지에 영향"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 차주 A씨는 전기차 겨울 필수품으로 ‘두꺼운 파카’를 꼽았다. 겨울만 되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는데 히터까지 사용하면 배터리 방전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전기차 주행 가능 거리도 확 떨어진다는 뜻이다. A씨는 "한겨울에 히터를 켠 채 운전하면 체감상 주행 가능 거리가 평소 대비 절반까지 떨어지는 것 같다"며 "두꺼운 파카를 입고 핸들과 시트 열선만 켠 채 추위를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겨울철 전기차 주행 거리 여름과 18% 차이"
현재 전기차 대부분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Li)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충전과 방전을 하는 방식의 이차전지다. 리튬이온이 다니는 길은 액체 상태의 전해질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한겨울에 기온이 떨어지면 전해질이 굳어진다는 점이다. 리튬이온의 이동이 둔해지면 배터리 내부 저항이 증가해 성능도 떨어진다. 겨울철 전기차 주행 가능 거리가 대폭 짧아지고 충전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다. 만약 한겨울 히터까지 사용한다면 최대 주행 거리는 확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3월 ‘노르웨이자동차연맹’(NAF)이 겨울철 전기차 성능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20종 전기차들은 상온 23도에서 측정한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 대비 평균 18.5%의 주행거리 오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 코나가 가장 오차범위가 적은 전기차로 꼽혔다. 코나는 영하 2도의 날씨에서 405km를 주행해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인 449km의 약 90%까지 주행했다.
NAF가 주행 거리 시험에 이어 저온 급속 충전 실험도 진행한 결과, 겨울철에는 배터리 충전 시간이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모델S는 10% 미만으로 떨어진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56분이 걸려 44분인 제원상 수치보다 12분(27.27%)이 더 걸렸다.
여기서도 국산차만 살펴보면, 쏘울은 4분(7.84%), 니로는 10분(20%), 현대 아이오닉은 12분(22.64%)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코나는 55분이 걸려, 제원상 수치인 54분과 가장 유사한 실험 결과를 보여줬다.
◇ "평소 운전 습관이 배터리 성능과 수명에 영향"
자동차 전문가들은 "차량마다 배터리 성능이 제각각인 만큼 평소 운전자가 배터리 관리를 어떻게 해왔는지도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배터리는 한번 성능이 떨어지면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소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 출고 시 ‘히트 펌프 시스템’ ‘배터리 히팅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하는 것도 좋다"라고 말했다. 히트 펌프 시스템은 배터리 대신 전기모터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차량 난방에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자동차의 실내 공기로 배터리를 가열시켜 혹한기 배터리 충전 시간을 단축해주는 시스템이다. 다만 이 교수는 "겨울철 전기차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장거리 운전을 할 경우 항상 충전소 위치를 고려해 경로를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소경제위원회 위원인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전기차에 맞는 부동액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전기차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형 전용 부동액이 필요한데 일반 부동액을 사용하면 과열로 인해 고장이 나거나 자칫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잘못된 부동액을 사용해 고장이 발생할 경우 보증수리 불이익도 받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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