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원정개미’처럼 개인 투자자(개미)가 최근 주식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개미 맞춤형으로 변해가고 있다. 리서치센터는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개인 투자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리포트와 해외 주식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를 위한 해외 종목 심층 리포트 작성에 집중하고 있다. 법인영업(홀세일) 고객을 위해 이른바 전문가용 분석 리포트(보고서)를 발간하는 데 주력했던 과거와는 다른 모양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가 급격히 늘고 작년부터 해외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투자자도 증가하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달 초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활동 계좌 수는 3479만6669개로 지난해 말 2936만2933개에 비해 18.5% 증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지난 4일까지 한국 증시(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약 60조원을 순매수했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은 "증권사 내부에서 법인영업 비중을 줄이고 리테일(소매)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를 위한 쉬운 리포트와 개인 투자자가 주목하는 해외 종목 리포트 발간을 장려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006800)·NH투자증권(005940)·삼성증권(016360)등 개인 고객이 많은 증권사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를 위한 리포트를 강조하고 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투자자를 위한 리포트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개인 고객에게 좋은 가이드를 줄 수 있는 리포트를 내는 게 리서치 업계의 의무"라고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올해 동학개미들이 코로나19 쇼크로 인해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덕"이라고 했다.
이창목 NH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고령 개인 투자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리포트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기관 고객은 익숙할지 몰라도 전문용어나 단어들이 개인 투자자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 전문용어는 주석이나 용어설명을 달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해외 종목을 매수하는 개인 투자자를 위한 리포트도 늘리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와 NH증권, KB증권 등은 해외 종목도 국내 종목처럼 목표주가를 내고 있다. 올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 금액은 최고 수준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1일까지 전체 해외 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은 1694억3608만달러(약 185조4986억원)에 달한다.
서 센터장은 "개인 투자자의 해외종목 매수 흐름에 따라 연초부터 조직편제를 바꾸고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가 국내외 종목을 모두 분석하게 했다"라며 "홍콩·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있는 미래에셋대우 리서치담당과 함께 지역 융합 보고서도 발간하고 있다"라고 했다. 가령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면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테슬라와 도요타, 폭스바겐도 함께 분석하는 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해외 기업·산업 리포트를 1239건 발간했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18% 늘어난 수치다. 해외 주식 종목도 지난해보다 65% 증가한 누적 175종목을 분석하고 있다.
이 상무는 "개인 투자자가 많이 거래하는 외국 주식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 리서치 전체 인원을 점점 늘리고 있다. 유튜브를 활용해서 해외 종목도 국내 종목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설명회도 하고 있다"고 했다. 오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해외주식을 직구(직접 구매)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지자 삼성증권 내에서도 해외주식 관련 인력을 2배로 늘렸다"라며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해외주식팀과 함께 외국 종목도 같이 분석하고 리포트를 내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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