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차례 교섭 끝에 한국GM 노사가 마련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동조합(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가 또 파업을 벌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영 정상화 추진이 멀어질 위기에 놓였다.
여기다 노조 내 실리를 요구하는 온건파와 투쟁을 외치는 강경파 사이에서 의견충돌이 격화하며 ‘노노갈등’마저 이어지고 있다. 일자리를 정작 노조가 걷어차는 모양새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일 조합원 7364명이 참여한 찬반투표에서 3965명(53.8%)이 반대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사업장별로는 인천 부평공장과 정비부품의 반대가 가장 거셌다. 부평공장이 2658명(60.0%), 정비부품은 261명(59.3%)이 무더기로 반대표를 던졌다. 강성 조합원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잠정합의안은 올해 기본급은 동결(호봉승급분 제외)하고, 성과급 300만원과 격려금 100만원 등 총 4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4개월 진통 끝에 도출된 잠정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한국GM 노사 갈등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판이다. 노조는 추가 교섭을 벌일지 재투표에 나설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단협을 두고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GM의 더 큰 문제는 노노갈등이다. 온건파로 알려졌던 노조 집행부가 파업 등 강경 대응에 치중하는 배경에는 강경파가 있다.
실제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임단협 협상에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됐다. 노사 양측이 한 발짝 물러나 주기를 기본급 인상(1년), 성과급(2년)으로 나누자는 제안이 오갔고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부분 파업 중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경파가 추가 요구 사항을 꺼내면서 임단협 협상은 무산됐다. 이들은 지난해 임금 협상(임협)에서 양보한 만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김성갑 노조 지부장이 사실상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지부장은 찬반투표와 함께 성명을 내고 “(잠정 합의안은) 기대치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현실적 한계와 현장의 누적된 피로 등을 고려했을 때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호소했으나 조합원에게 외면받았다.
그는 지난해 임협 당시에도 “코로나19(우한폐렴)가 기업 환경을 바꿔놨다”며 “(한국GM 역시) 그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투쟁을 신속히 마무리해여 한다”고 입장을 밝혀 노조 내부에서 비판을 받았다.
당시 일부 대의원의 확대간부합동회 보이콧 등 마찰에 임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세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노조 내부 갈등, 반복되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단계적 철수’로 돌아서는 빌미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총 15일간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잔업과 특근도 거부했다. 이에 발생한 생산 차질은 2만3000여 대에 달했다.
9000억대의 부평공장 신규투자 논의도 가물가물해지는 모양새다.
스티브 키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노사 갈등이 몇 주 내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한국 사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한국에 계속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잃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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